기록상 그 시점까지 30년간 런던에 '셰익스피어'라는 성을 쓰는 부부는 단 4쌍만 살았고 그 중 3쌍은 편지에 나오는 지역 근처에 거주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 편지의 수신인은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부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스테글 교수의 설명이다.
또 편지 뒷면에 적힌 답장으로 추정되는 내용을 보면 '셰익스피어 부인'이 편지의 용건에 대해 남편과 똑같은 입장으로 답변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들과 필체분석 등으로 미뤄 셰익스피어와 해서웨이 부부가 1600년과 1610년 사이의 어떤 시점에 런던의 트리니티 레인 근처에 함께 살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스테글 교수의 설명이다.
셰익스피어와 해서웨이의 가정생활에 대해 알려진 세부적인 내용은 별로 없다.
다만 남편은 결혼 후 작품 활동을 위해 런던과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을 오가며 생활했으나 부인이 남편을 따라다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며 별거한 기간이 길었을 공산이 크다는 게 수백년간 이어진 기존 통설의 입장이었다.
부부가 1582년에 결혼할 당시 신부 해서웨이는 26세로 임신중이었고 신랑 셰익스피어는 18세였다.
이들 부부는 결혼 이듬해인 1583년에 장녀를, 1585년에 아들과 차녀 쌍둥이를 각각 낳았다.
셰익스피어가 런던에서 활동을 시작한 시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585∼1592년 사이로 추정된다.
그는 1613년께 런던 활동을 완전히 정리하고 은퇴해 고향에서 살다가 3년 후에 세상을 떠났다.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와 부인 앤 해서웨이(1556-1623)의 사이가 평생 소원했으리라는 기존 통설을 반박하는 사료 분석 논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 영문학과의 매슈 스테글 교수는 23일(현지시간) 학술지 『셰익스피어』에 1978년에 발견된 한 편지의 재질, 필체, 내용, 발견 경위 등을 다른 사료들과 종합적으로 교차분석해 8년에 걸쳐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부부가 사실상 평생 별거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기존 통설과 달리 이들이 1600년대 초에 런던에서 함께 살았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 논문의 핵심 결론이다.
스테글 교수의 논문은 마치 추리소설처럼 단서를 엮어서 주장을 논증해 나간다.
이 편지는 수신자가 '훌륭하신 셰익스피어 부인'으로 적혀 있으며 내용 중 일부분만 남아 있다.
뒷면에는 이 편지에 대한 답장의 일부로 보이는, 다른 필적으로 적힌 내용도 있다.
이 편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런던에서 출판한 인쇄업자 리처드 필드(1561-1624)가 제작한 다른 책의 제본에 재활용된 상태로 발견됐으며, 현재는 영국 헤리퍼드 성당 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수백년 전 유럽에서는 책을 제본할 때 물자를 아끼기 위해 폐지를 재활용하는 경우가 흔했다.
이 편지에는 '존 버트'라는 아버지 없는 소년 견습공이 거론돼 있는데, 스테글 교수는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인물이 기록상 1607년에 견습기간을 마무리한 단 한 명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편지는 1607년 혹은 그 전에 쓰여진 것으로 봐야 하며, 그 당시 소년 견습공이 살던 곳에 '트리니티 레인'이라는 거리가 있었어야 한다.
이런 이름의 거리는 당시 런던에는 있었고 지금도 그 거리가 런던 중심부에 '리틀 트리니티 레인'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트리니티 레인'이라는 이름의 거리는 셰익스피어의 고향이며 부인 해서웨이가 오래 살았던 워릭셔주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이나 그 근처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즉 이 편지의 수신자인 '셰익스피어 부인'은 당시 워릭셔가 아니라 런던에 살고 있었다는 얘기다.
통설을 받아들여온 학자들 사이에서는 해서웨이가 문맹이었고 남편의 작품을 이해하지 못했으며 부부 사이가 평생 소원했을 공산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만약 스테글 교수의 분석이 맞고 편지 뒷면에 적힌 것이 답장이 맞다면, 해서웨이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드물게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이 있었고 남편과 함께 런던에 살면서 사회생활과 가정경제 관리에도 적극적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된다.
스테글 교수는 "만약 뒷면에 적힌 글이 셰익스피어 부인이 쓴 답장의 일부가 남은 것이라면, 이것은 셰익스피어의 판촉물쇼핑몰 아내가 남긴 말이 후대에 전해진 첫 사례"라고 지적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부부가 런던에 함께 살았을 가능성이 있는 현재 런던 중심부의 '리틀 트리니티 레인'의 템스강 건너 맞은편에는 셰익스피어 당대부터 지금까지 그의 연극이 공연되고 있는 '글로브 극장'이 있다.
해당 기간에 셰익스피어는 '햄릿'과 '오셀로'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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